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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U404 촬영지 (경찰서,다리)

by 주말사랑단 2026. 3. 2.

하나의 드라마를 좋아하게 되면 그 세계를 더 깊이 알고 싶어진다. 나 역시 언내추럴을 통해 처음 접한 세계관이 MIU404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두 작품을 함께 바라보게 됐다. 화면 속에서 정의를 위해 달리던 인물들, 메론빵 차량을 타고 도쿄 거리를 질주하던 장면들, 그리고 서로 다른 성격의 두 형사가 만들어내던 균형감은 드라마를 넘어 하나의 기억으로 남았다. 그래서 나는 결국, 그들이 뛰어다니던 실제 촬영지까지 찾아가 보게 됐다. 이 글에서는 작품을 처음 보게 된 계기부터, 직접 도쿄의 촬영지를 방문하며 느꼈던 생생한 경험과 그 속에서 다시 생각하게 된 ‘정의’와 ‘현장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MIU404’와 ‘언내추럴’이 이어지는 세계관, 그 시작에서 느낀 설렘

MIU404를 처음 보게 된 계기는 사실 언내추럴 때문이었다. 법의학을 다룬 ‘언내추럴’을 먼저 보기 시작했는데, 두 작품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일부 인물과 설정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연스럽게 ‘MIU404’까지 관심이 확장됐다. 단순히 스핀오프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장르적 결을 가진 두 드라마가 하나의 세계 안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MIU404’는 일본 경시청 기동수사대를 배경으로 24시간 내 초동 수사를 담당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긴박한 사건 전개 속에서도 인물들의 인간적인 고민과 선택이 중심이 된다. 특히 주인공 두 형사의 대비가 인상 깊었다. 한 명은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신중하게 판단하는 인물이고, 다른 한 명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직감과 감정이 앞서는 스타일이다. 성향은 극과 극이지만, 그 균형이 오히려 드라마의 긴장과 재미를 만든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요소는 이들이 타고 다니는 ‘메론빵 차량’이다. 일반적인 경찰차 대신 밝은 색감의 차량을 타고 거침없이 질주하며 범인을 쫓는 장면은 긴박하면서도 묘하게 귀엽고 유쾌했다. 정의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은 멋졌고, 동시에 두 사람의 티격태격 케미는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냈다. 어느 순간 나는 사건의 결말보다 이 두 사람이 또 어떤 방식으로 하루를 버텨낼지 더 궁금해하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드라마를 보며 ‘정의’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거창한 정의가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태도. 그 모습이 진짜 멋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경시청 시바우라 경찰서를 찾아서 – 가라키다 빌딩 방문기

 

드라마 속에서 인상 깊게 등장했던 공간 중 하나가 ‘경시청 시바우라 경찰서’로 설정된 장소다. 실제 촬영은 도쿄도 다마시에 위치한 가라키다 빌딩에서 진행됐다. 주소는 도쿄도 다마시 가라키다 1가로 알려져 있다. 작품 속에서는 기동수사대의 거점처럼 등장하는 공간이라, 여러 장면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도쿄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먼저 찾아본 정보가 바로 이 촬영지였다. 단순히 건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속 장면을 떠올리며 같은 공간에 서보고 싶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느낀 첫인상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차분하다는 것이었다. 화면에서는 분주하고 긴박하게 보였던 공간이 현실에서는 일상적인 건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 앞에 서 있는 순간, 금방이라도 주인공들이 뛰어나오며 사건 현장으로 향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드라마 안에서 수없이 오가던 출입구와 외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내가 정말 그 세계 안에 들어와 있다는 실감이 났다.

사진을 찍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드라마에서 보았던 구도를 그대로 재현해보려 했지만, 카메라 각도와 거리, 주변 환경이 미묘하게 달랐다. 몇 번이고 자리를 옮기고, 화면을 비교해가며 비슷한 장면을 만들어보려 애썼다. 그 과정이 꽤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내가 좋아한 장면을 다시 만들어보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촬영지 방문은 단순히 ‘다녀왔다’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나 사이의 거리를 한층 좁혀주는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카하마 운하의 라쿠미즈바시 – 화면 밖으로 이어진 장면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장소는 도쿄도 미나토구 고난 4초메에 위치한 다카하마 운하의 라쿠미즈바시다. 드라마에서 쿠스미가 야가타 배에서 솟아 오른 다리로 등장했던 이곳은 수면 위로 길게 이어진 구조물이 인상적인 공간이다.

직접 찾아가 보니, 물결 위로 반사되는 빛과 다리의 구조가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생각보다 훨씬 서정적이었다. 드라마 속에서는 사건의 긴장감이 감돌던 장소였지만, 현실에서는 산책하는 사람들과 조용히 흐르는 바람이 어우러진 평온한 공간이었다.

그 다리 위에 서 있으니, 주인공들이 이곳을 전력 질주하며 범인을 쫓던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화면 속에서는 빠르게 스쳐 지나가던 배경이었지만, 실제로는 멈춰 서서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 차이가 흥미로웠다. 드라마는 시간을 압축하지만, 현실은 천천히 흘러간다.

나는 한동안 다리 위에서 장면을 떠올리며 서 있었다. 혹시라도 어디선가 두 형사가 나타나 달려올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몰입감이 컸다. ‘촬영지 방문’이라는 단어로는 다 담기지 않는 감정이었다. 내가 사랑한 이야기의 일부를 현실에서 다시 만나는 느낌, 그 자체였다.

MIU404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경험을 한 번쯤 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모니터 속에서만 보던 장면이 실제 공간과 겹쳐지는 순간, 드라마는 더 이상 화면 안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기억 속의 경험으로 남는다.

이번 방문을 통해 나는 작품을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세계를 직접 걸어보고 체험해보는 것. 그 과정에서 드라마는 나에게 더 오래 남는 이야기가 됐다. 앞으로도 마음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그 배경이 된 장소를 천천히 찾아가 보고 싶다. 이야기와 현실이 만나는 지점에서 느껴지는 그 특별한 감정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