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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촬영지(요코하마의 맨션,시나가와 시즌 테라스)

by 주말사랑단 2026. 3. 2.

드라마 한 편이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삶의 태도를 바꿔놓는 경우가 있다. 나에게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는 그런 작품이었다. 계약 결혼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현실적인 대사, 그리고 결혼·육아·출산이라는 사회적 주제를 가볍지만 날카롭게 풀어낸 전개는 인상 깊게 남았다. 특히 “도망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도움이 된다.”라는 문장은 오래도록 마음에 맴돌았다. 이 글에서는 내가 이 드라마를 처음 보게 된 계기부터, 실제 촬영지를 직접 찾아가 느꼈던 경험, 그리고 작품이 전해준 메시지에 대해 차분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드라마 촬영지 방문이라는 여행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한 작품이 내 생각에 남긴 흔적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계약 결혼 로맨스 속에 담긴 현실 이야기

 

이 드라마를 처음 보게 된 계기는 꽤 단순했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작품을 통해 만나 실제로 결혼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졌다. 화면 속 케미가 현실에서도 이어졌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정주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보니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었다.

주인공 모리야마 미쿠리와 쓰자키 히라타카는 ‘계약 결혼’이라는 설정으로 함께 살기 시작한다. 가사노동을 노동의 개념으로 바라보고,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논의하는 장면은 꽤 신선했다. 특히 일본 드라마에서 결혼과 육아, 출산 문제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다루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느꼈기에 더 인상 깊었다.

헝가리 속담에서 비롯된 제목처럼, “도망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도움이 된다.”라는 메시지는 반복해서 등장한다. 진보적이지 못한 선택일지라도, 남들 기준에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처럼 들렸다. 부끄러운 모습으로 도망쳤다고 해도 결국 잘 넘겨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대사는 이상하게도 나를 응원해주는 느낌이었다. 삶에서 늘 정면 돌파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 때로는 물러서는 선택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 드라마는 담담하게 보여줬다.

물론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연애 장면도 큰 볼거리였다. 현실적인 계약 관계에서 시작해 점점 진짜 감정이 쌓여가는 과정은 설레면서도 공감이 갔다. 달콤한 장면 뒤에 숨어 있는 사회적 문제 제기는 이 작품을 단순한 로맨스에서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요코하마의 맨션과 시나가와 시즌 테라스, 화면 속 공간을 직접 걷다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가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단순한 팬심을 넘어선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일본 드라마에서 사회적 현실을 이렇게 정면으로 다루는 경우는 드물다고 느꼈다. 특히 결혼과 육아, 출산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신선한 방향으로 풀어낸 점이 좋았다. 그래서 주인공들의 출산과 육아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들이 생활하던 공간을 직접 보고 싶어졌다.

쓰자키 히라타카가 살던 아파트의 촬영지는 가나가와 현 요코하마시에 위치한 맨션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주소는 가나가와 현 요코하마시 일대로 소개된다. 실제로 찾아가 보니, 드라마에서 보던 세련된 도시 이미지와는 또 다른 차분한 주거 지역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건물 외관을 바라보며, 미쿠리가 가사 계약서를 들고 처음 들어오던 장면을 떠올렸다. 평범한 건물인데도, 드라마를 본 사람에게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또 다른 촬영지는 도쿄도 미나토구 고난 1가에 위치한 시나가와 시즌 테라스다. 이곳은 모리야마 미쿠리와 쓰자키 히라타카가 츠치야 유리 앞에서 부부를 연기하던 공원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도쿄도 미나토구 고난 1가에 자리한 이 공간은 직장인들이 오가는 오피스 지구 한가운데에 있지만, 넓은 잔디와 산책로가 있어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직접 가보니 드라마 속 장면이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화면에서는 대사와 감정에 집중하느라 배경을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실제 공간은 생각보다 넓고 개방적이었다. 유리 앞에서 어색하게 부부인 척 연기하던 장면을 떠올리며 같은 자리에 서 있으니, 그 장면이 훨씬 생생하게 다가왔다.

 

촬영지 방문 후, 드라마가 더 현실이 되다

나는 드라마 안에서 보이던 장소들을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단순히 “여기가 그곳이구나” 하고 확인하는 차원이 아니라, 내가 좋아했던 장면이 탄생한 공간의 공기를 느끼고 싶었다.

실제로 방문해 보니, 화면과 현실 사이의 간격이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드라마에서는 감정이 중심이 되지만, 현장에서는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건물의 높이, 주변 거리의 소리, 공원의 바람까지 모두 새롭게 느껴졌다. 그 안에서 나는 장면을 다시 떠올리고, 인물의 표정을 상상하며 잠시 서 있었다.

촬영지를 걷는 동안 이 드라마가 왜 나에게 오래 남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단순히 로맨스가 귀여워서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때로는 도망치는 선택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야기. 그 메시지가 공간과 겹쳐지며 더 깊게 남았다.

드라마 촬영지 방문은 관광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내가 사랑한 이야기를 현실에서 다시 만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요코하마의 맨션과 시나가와 시즌 테라스를 걸으며, 나는 이 작품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된 것 같다.

결국 이 드라마가 내게 남긴 가장 큰 메시지는 이것이다. 도망치는 것은 부끄러울지 몰라도, 그 선택이 나를 지켜준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 그 위로를 떠올리며 촬영지를 돌아본 하루는, 드라마를 다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의 감동으로 남았다.